무려 24년전 작품인 <글래디에이터>의 후속작이 나왔다고 해서 보고왔다. 사실 <글래디에이터>를 보지 못해서 이번 후속작인 <글래디에이터2>가 전작보다 좋은지 나쁜지를 평가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번 영화가 어땠는지 그 감상을 나눠보려고 한다. 영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덴젤 워싱턴 외에는 개인적으로 생소한 배우들로 출연진이 구성되어 있어서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영화를 보는 동안은 오히려 잘 모르던 얼굴들 덕인지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주인공인 루시우스 역을 맡은 폴 메스칼 배우는 96년생으로 아직 20대의 젊은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이나 감정표현이 개인적으로는 그 나이대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 필모그래피가 어떻게 꾸며질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인 것 같다.
아무튼 영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를 해보자면, 영화를 다보고나서 이 작품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는 생각이 영화관을 나서면서 제일 먼저 들었다.
우선 뭐니뭐니해도 장점으로는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어마어마한 전투 스케일과 화려한 의상들, 고대 로마를 생생하게 재현해낸 영화의 배경 등 외적인 부분들이 제일 도드라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런 전쟁 기반의 장르 영화에서는 이런 점들이 제일 부각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한가지라도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작품으로서 매우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 이번 <글래디에이터2> 정도의 스케일을 보여줬던 영화는 듄 정도 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의상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얘기해보자면, 예전에 <크루엘라>를 보고나서 의상들에 감탄했던 경험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 크루엘라를 보며 했던 것과 비슷한 감탄을 했다. 아마 아카데미 의상상 노미네이트는 무조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예상해본다. 전반적으로 의상,배경 등 외적으로 보여지는 부분들은 로마에 가본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대 로마의 의상이나 콜로세움의 웅장한 자태같은 것들을 보다보니 로마라는 도시에 한번쯤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잘 만들어졌단 생각을 했다.
단점에 대해서도 말해보자면 앞서 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번 <글래디에이터2>의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점인 것 같다. 듄과 비슷한 느낌의 스토리? 둘중 어떤 이야기가 먼저 만들어졌는가는 차치하고서라도 이제는 이런 류의 플롯에 관객들이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에 스토리라인으로는 큰 감동을 못받게 되어버렸다. 당장 <듄> 시리즈만 해도 잃어버린 왕위를 되찾기 위한 왕자의 시련과 성장이라는 너무나 동일한 플롯과 소재를 차용하고 있어서 두 작품을 모두 챙겨본 사람이라면 상당한 기시감을 느낄 것 같다. 일단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듄 스토리와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감상했다. 그래서 스토리상의 의외성이나 반전으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는 없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특히나 러닝타임이 148분, 즉 2시간 30분에 달하는 짧지 않은 시간인만큼 이런 단점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두번째 단점은 중간중간 개연성이 조금 부족한 부분들이라고나 할까? 이건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중간중간 이야기 흐름 상 설명이 부실한 부분들이 몇군데 있는 것 같았다. 가령 어머니에게 그렇게 적대적이었던 루시우스가 왜 그렇게 빠르게 마음을 다시 열었는지 사실 잘 이해가 안됐다. 만약 전편인 <글래디에이터>에 다 설명이 되어있다거나 하면 할말이 없긴 하지만, 적어도 한편의 영화로서 후속편을 냈다면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도 이해가 되도록 하는게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장단점이 각각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2시간 반이라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편 <글래디에이터 1>을 본 관객들은 더 박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글래디에이터라는 영화를 처음 접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게 관람했고, 주변에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 잔인한 장면은 잘 못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개인적인 불호가 있긴 하지만..
+ 아 그리고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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