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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말할 수 없는 비밀 (Secret: Untold Melody, 2025)

맘대로 영화 리뷰

by 뿔문 2025. 2. 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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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포스터
한국에서 리메이크 한 <말할 수 없는 비밀>

 

요즘 한국 영화계에서는 대만 영화 리메이크가 유행인 모양이다.

지난번 청설에 이어 이번엔 대만 로맨스 영화 열풍의 시초격인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한국버전으로 리메이크되어 개봉했다.

*여담으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도 리메이크가 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하니, 리메이크가 요즘 트렌드 중 하나인 모양이다.

 

 

원진아 &amp; 도경수
원진아 & 도경수

 

아무튼 이번 영화의 주연은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 세 명의 배우가 맡았는데, 세 사람 모두 최근 차곡차곡 필모를 쌓아 가고있는 잠재력 높은 젊은 배우들이라서 캐스팅에 크게 의문은 없었다. 특히 원진아 배우는 <해피 뉴이어>에서 인상적으로 봤던 기억이 있어, 개인적으로 기대감이 높았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카메라무빙
원작 피아노 배틀 장면

 

사실 이전까지 원작인 대만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제대로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유일하게 본 것이라곤 유튜브에서 돌아다니는 피아노 배틀 편집본 뿐이었는데, 오히려 이 점 때문에 원작과의 비교없이 오로지 한 편의 영화로 감상할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 다만 후술하겠지만, 역으로 피아노 배틀 부분은 원작과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 수 없었다(…)

 

 

우선 영화 자체는 판타지 로맨스라고 정의를 해야할 것 같다. 2016년에 개봉했던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와 비슷하게 타임루프가 가미된 로맨스 영화였는데 사실 엄연히 따지자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원작이 훨씬 이전에 개봉했으니까, 이쪽이 원조 타임루프 로맨스 영화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겠지만.

 

개인적으로 타임루프 소재의 영화를 볼 때마다, 타임루프물 내에서의 뒤죽박죽된 시간 배치를 내 머릿속에서 재배치해보고 여기 오류가 없는지 혼자 계산해보는 묘한 버릇이 있다. 이 과정에서 시간 배열을 재배치했을 때,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판단이 되면 몰입이 깨지는 요상한 버릇도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도 그 이상한 습관에 어김없이 시동이 걸렸다. 그 결과 한가지 의문이었던 부분은, 영화에서는 원진아 배우가 맡은 ‘정아’가 결국 원래 세계에서 사라지는 것이 원래 시나리오인 셈인데 영화 결말부에서 도경수 배우가 맡은 ‘유준’이 대신 정아 쪽 세계로 건너가면서 정아가 사라지는 일은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정아가 사라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것인데, 그럼 유준이 과거로 돌아갈만한 원인이 애초에 없었던 일이 아닌가? 애초에 이게 이야기가 성립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판타지로맨스라는 장르라는 특성 상, 이 영화에 있어서 그러한 사실 관계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당 부분이 영화를 보는동안에도, 그리고 보고나서도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LP가게에서의 원진아 &amp; 도경수
조금은 슴슴한 로맨스

 

아무튼 설정에 대한 이해는 차치하고 거의 20년 전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보면 촌스러울 수 있는 부분은 덜어내고, 담백하게 잘 리메이크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담백하게 표현하려다보니까, 조금 로맨스로서의 설렘도 타 로맨스 영화에 비하면 조금 슴슴한 맛이 있어서 그 부분은 아쉬웠다.

 

또, 리메이크 과정에서 원작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던 아이스크림 선배같은 캐릭터도 촌스럽다고 판단이 되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 어설프게 그때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캐릭터나 설정을 모두 재현하려고 했으면 마치 애니메이션 실사화 실패 사례처럼 민망한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과감하게 쳐낸 부분은 좋은 판단이었던 것 같다.

 

다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피아노배틀 장면만큼은 원작이 압도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카메라 무빙이나 두사람의 피아노 배치 같은 요소에서, 원작의 유명세를 지나치게 의식해서인지 원작이 연상될만한 구도는 의도적으로 피한 것처럼 느껴져서 그 부분이 오히려 인위적으로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연초를 맞아 가족 혹은 연인과 편안하게 볼만한 작품인 것 같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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