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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노트북 (The Notebook, 2004) -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사랑이야기

맘대로 영화 리뷰

by 뿔문 2024. 10.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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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
연애 초기의 풋풋함이 묻어나서 좋아하는 장면

 

재개봉 영화는 신작 영화와 다른 맛이 있다. 재개봉을 한다는 것은 그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에 작품성, 흥행 등 전반적으로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방증이다. 몇 안되는 상영관 중 하나를 이미 망했던 전적이 있는 영화에 배정해줄만큼 영화관 사업자들이 너그러운 자선 사업가는 아니니까…

 

그런 의미에서 올해 10월에 재개봉한 [노트북] 역시, 이미 관객들에게 검증을 마친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 좋아하던 영화이기도 했는데, 첫 감상을 OTT에서 한 터라 이 영화의 매력을 온전히 다 느끼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던 차에 마침 재개봉을 해서 누구보다 신나게 달려갔다.

 

돌아보면 나는 원래 로맨스 영화에 크게 관심이 없는 쪽에 속해있었지만, 정확하게 [노트북]을 본 걸 기점으로 로맨스 영화의 재미를 깨우친 것 같다. 이 작품을 처음 본 이후로 노팅힐, 이터널선샤인 등등 유명하다는 로맨스 영화를 찾아봤다. 모두 재밌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노트북만큼 간질간질한 느낌을 잘 살린 작품은 아직 찾지 못했다(혹시 다른 로맨스 영화 추천작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감독인 Nick Cassavetes (닉 카사베티스)는 사실 잘 모르는 감독이었는데, 노트북 이후로는 특출난 필모를 남기지는 못한 듯하다. 그렇지만 노트북이라는 작품을 하나 남긴걸로도 창작자로서 충분히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이 감독에 대한 정보를 더 찾아보다보니, 새롭게 안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극 중 앨리의 노년을 연기한 여배우 ‘지나 롤랜즈’의 아들이 바로 감독인 ‘닉 카사베티스’라는 사실이었다. 실제 이 두사람이 모자관계라는 사실에 더해 최근 이 여배우 ‘지나 롤랜즈’가 타계했는데, 직전 5년간 알츠하이머를 앓았다는 사실이 공교롭다고 생각했다. 극 중 알츠하이머를 앓던 앨리의 노년을 연기한 배우가 실제로 알츠하이머를 앓다니 말이다.

 

두 주연 배우에 대해서 천천히 얘기를 해보자면 이 당시 ‘라이언고슬링’은 참 앳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우들의 젊은 시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풋풋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영화 후반부에서 수염을 기르고 등장했을 때에도 라라랜드 속 수염을 기른 모습과는 달리 앳된 티는 숨길 수 없었다 ㅋㅋㅋ. 감독이 일부러 완전 정석 미남인 배우가 아닌 라이언 고슬링을 캐스팅했다는 후일담을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있다. 감독이 의도한대로 캐스팅을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극 중 노아(라이언고슬링)에 더 감정을 이입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우리 주변 인물이 겪는 이야기인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물론 라이언 고슬링이 못생겼다는 것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다…

 

앨리 역을 맡은 ‘레이첼 맥아담스’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 필요할까. 내 머릿속에서 레이첼 맥아담스는 로맨스의 여왕, 국민 첫사랑을 대표하는 배우다. 노트북 외에도 그 유명한 어바웃타임에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던게 그런 이미지가 형성되는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듯하다. 이런 이미지로 인해 자칫 비주얼만 앞세운 로맨스 전문 배우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레이첼 맥아담스가 [노트북]에서 보여준 어린 시절 천진난만한 앨리의 모습과 시간이 흘러 성숙해진 앨리의 두가지 모습은 결코 레이첼 맥아담스의 연기력이 폄하될 수준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다른 요소들도 물론 좋았지만, 이 두 배우의 풋풋한 연기가 영화의 맛을 기대 이상으로 잘 살려 ‘노트북’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대표 로맨스 영화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영화 플롯 자체는 전형적인 로맨스 영화의 플롯이다. 어린시절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이 시간이 흘러 이뤄진다는 로맨스의 정석적인 내용. 그리고 한편으로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앨리만 바라보는 노아의 순애보. 이런 단순한 내용이지만, 오랫동안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널리 사랑받는 것은 아마 모두가 이렇게 한사람만 바라보는 사랑을 가슴 한켠에서는 꿈꾸고 있기 떄문일 것이다.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를 고르면 이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If you’re a bird, I’m a bird too.

새
블로그 주인장 선정 명장면

 

이 대사처럼 상대가 아무리 터무니없는 말을 하더라도, 받아들이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 어쩌면 그게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이 대사 외에도 노년의 노아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을 때 자신을 위한 기념비는 없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한사람과 사랑을 했기 때문에 본인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뉘앙스의 대사를 남기는데, 그 부분도 좋았다. 순애라는 단어를 영화화한다면 그게 바로 [노트북]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영화 중 하나인 [노트북]을 OTT가 아닌 영화관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재개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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