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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조커: 폴리 아 되 (Joker: Folie à Deux, 2024) [후기/쿠키]

맘대로 영화 리뷰

by 뿔문 2024. 10. 1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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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포스터
조커 폴리아되 포스터

 

조커 후속편이 개봉했다고해서 간만에 조조로 영화를 보고 왔다.

 

최근 몇년 사이 치솟은 사악한 티켓가격때문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게 예전보다 부담스러워진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조조할인가를 적용하면 나름 나쁘진 않았다. 물론 그래도 저렴한 편은 절대 아니지만.... 조조할인 적용가는 CGV 기준 11,000원이었는데, 알아보진 않았지만 아마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도 똑같지 않을까?

 

요즘 영화가격이 가격인만큼, 영화관에 가기 전에 평점을 보는 것이 어느정도 습관화가 됐는데, 영화를 보기 전부터 전작 <조커>와는 다르게 관람평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길래 의아했었다. 그걸 보며 대체 무슨일인가 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어느정도는 이해가 됐다. 

 

일단 장르적인 측면에서 호불호를 가르는 요소가 가장 많이 발생했을 것 같은데, 전작과는 다르게 뮤지컬 영화 색채가 많이 짙어서 여기에서 마이너스를 많이 안고 가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뮤지컬 영화 자체가 워낙 호불호가 심한 장르라서, 뮤지컬 영화로 관객들에게 호평만 이끌어내긴 어렵다. 당장 <레미제라블>, <시라노> 같은 영화들만 봐도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뮤지컬 영화라서 지루하다는 평이 많으니까. 다행히도 나는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점에서 크게 마이너스는 아니었다.

조커 2 OST
두 주연 배우가 부른 곡이 이렇게나 많다..

 

사실 레이디 가가가 주연으로 캐스팅됐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스타이즈본>, <하우스오브구찌>에서 연기력 자체는 흠잡을 데 없는 배우라는 사실은 증명됐지만, 아무래도 대중들은 할리퀸하면 마고 로비같은 배우 이미지를 떠올릴텐데 굳이 레이디 가가를 할리퀸 역으로 배정한 건 극 중에서 노래를 부르는 씬을 주요 장면으로 쓸 계산이 깔려있었기 때문이겠지 아마

 

아이러니하게도 극중 아서 플렉이 할리퀸에게 제발 노래좀 그만하라고 일갈하는 장면이 있는데, 낮은 평점을 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사가 아닐까

이제 그만
그만...

 

음악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번 <조커:폴리아되>를 보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아마 모두 제목에 차용된 '폴리아되'가 무슨 뜻인지 궁금했을텐데, 나는 영화를 다 보고나서야 그 뜻을 찾아봤다. Folie à Deux는 직역하면, '두 사람의 광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공유정신병적 장애'를 의미한다고 한다. 아마 영화를 보기 전이었다면 이게 뭔소리여? 라고 생각했겠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뜻을 찾아봐서 그런지 단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영화를 공유정신병 외에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 영화를 본 사람들이 실망한 다른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점에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배트맨시리즈>에 등장하는 조커, 멀리 갈 것도 없이 전작 <조커>에 등장하는 조커는 광인이지만, 적어도 어느정도 무게감이라고 해야할까? 사람들에게 광기를 전파하는 아이콘같은 역할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는 아주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임을 부정할 수 없다. 더군다나 전작을 보고 난 사람들이라면, 조커의 어떤 그런 아이코닉함이 이번 후속편에서 더 부각되고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예상했을텐데 현실은....

그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아서 플렉의 모습에서 큰 실망을 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 인상적인 댓글이 하나 있었는데, 모두가 조커를 보러 갔지만, 아서플렉을 보고 나오는 영화라는 코멘트였던 걸로 기억한다. 딱 지금 <조커:폴리아되>에 쏟아지는 비판을 한줄로 요약하는 댓글이라고 느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감상하고 왔다. 마음에 드는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일말의 망설임없이 할리퀸이 아서플렉의 면회를 가서 유리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을 꼽고 싶다. 특히 면회 씬 끝자락에 할리퀸이 립스틱으로 유리에 웃는 입모양을 그리자 아서플렉의 얼굴과 씽크가 맞아들어가며 조커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이 한 장면이 참 좋았다. 

'본질은 아서플렉이지만, 타인에 의해서 조커로 불리는 삶'.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그냥 시각적인 측면에서 그 장면 자체가 마음에 들었었는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나니 저 의미를 담은 장면인 것 같아서 더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내 마음대로 의미를 가져다붙인거라서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쿠키 여부를 결론부터 말하자면, 쿠키는 없다. 쿠키가 따로 없는 걸 보니 아마 이번편을 마지막으로 호아킨피닉스의 조커는 막을 내릴 것 같다. 억지로 옆집의 멀티버스 개념이라도 끌어오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오히려 이렇게 일말의 여지없이 딱 끝낸게 더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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